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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18 23:44
Tori Amos(토리 에이모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8  



Tori Amos(토리 에이모스)

 

 

'60~70년대 포키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싱어송라이터들, 혹은 (유럽에서는) 음유시인(troubadour)들은 팝 음악에 '문학적'이라는 표현에 가장 걸 맞는 작업들을 이뤄냈다. 그러한 자기 자신과 외부 사이의 대칭으로 불거져 나온 결과물들은 항상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왔고, 그 흐름은 시대와는 무관하게 이어져왔다. 특히 '90년대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이 팝 음악의 얼터너티브 성향과 만나면서 일군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등장은 팝음악의 큰 줄기로 자리했다. 그러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폴리진 하비(P.J. Harvey), 베스 오튼(Beth Orton),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 폴라 콜(Pula Cole), 아니 디프랑코(Ani Difranco) 등을 거론할 수 있겠지만 '고통받은 여성'으로서 '자신 혹은 사회를 향한 여과 없는 독백'이란 근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아마도 시네이드 오커너(Sinead O'Connor)와 지금 소개할 토리 에이모스(Tori Amos)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토리 에이모스는 여성으로서 겪는 모든 아픔을 자신만의 어법으로 음악에 담아내어 '작은 지진'과도 같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고, 그 출발점은 [Little Earthquakes]('91) 앨범에서였다. 토리 에이모스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Little Earthquakes](당시 국내 라이센스는 물론 프로모션 투어로 내한하기도)는 해외에서의 큰 호평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미미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94년 [Under the Pink] 앨범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비로소 그녀의 음악성이 인정받게 되었고, 여러 영화음악이나 유명 아티스트와의 교류로 더욱 다채로운 음악 색을 띠기 시작했다. 마치 울분을 삼키는 듯한 창법과 피아노의 선율이 심한 굴곡 속에서도 일관된 훅을 지녔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어진 여러 시적인 가사들이 자유로운 상상력을 동반한 승화점에서 토리 에이모스의 가장 큰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매력은 [Boys for Pele]('96)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From the Choirgirl Hotel]('98)에서 더 큰 스케일로 그려졌으며, 11곡의 신곡과 13곡의 라이브 실황을 담아낸 [To Venus and Back]('99)에서 과거에대한 숙고 혹은 안주의 자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2001년 뜻밖에도 평소 자신이 아끼는 12곡의 팝 넘버들의 커버 버전을 수록한 [Strange Little Girls] 앨범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Strange Little Girls]는 그동안 레드 제플린(Led Zepplin) 트리뷰트 앨범 [Encomium: A Tribute to Led Zepplin]의 'Down by the Seaside',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 트리뷰트 앨범 [Tower of Song: The Songs of Leonard Cohen]의 'Famous Blue Raincoat'에서 보여준 탁월한 리메이크 버전들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더 큰 기대를 갖게하는 앨범이다. 다양한 12곡의 팝 넘버들이 토리 에이모스만의 재해석으로 원곡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특히 스래쉬 메탈 그룹 슬레이어(Slayer)의 'Raining Blood'와 에미넴(Eminem)의 ''97 Bonnie & Clyde'는 가장 의외의 선곡이라 할 수 있는데, 'Raining Blood'에서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길게 늘어뜨린 창법과 신서사이저 드론 연주로, ''97 Bonnie & Clyde'에서는 랩핑이 아닌 나레이션과 현악을 비롯한 여러 효과음 등의 처리로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고있다. 또한 비틀즈(the Beatles)의 'Happiness is a Warm Gun'에서는 여러 혼란스러운 음의 조합으로 몽환적인 효과를 내고 있으며, 텐 씨씨(10 CC)의 'I'm Not in Love'에서는 깊이 침잠된 전자음의 시퀀스와 감정 없는 보이스로 컬트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디페쉬 모드(Depeche Mode)의 'Enjoy the Silence'와 스트랭글러스(Stranglers)의 'Strange Little Girl'은 비교적 원곡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입히고 있으며, 탐 웨이츠(Tom Waits)의 'Time'에서는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내면의 관찰과 호소의 감성을 표현한다

.

또한 [Strange Little Girls] 앨범은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New Age', 로이드 콜(Lloyd Cole)의 'Rattlesnakes', 밥 겔도프(Bob Geldof)의 'I Don't Like Mondays' 조 잭슨(Joe Jackson)의 'Real Men'과 같은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수록하여, 원곡과 비교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또 다른 관점에서 명곡들을 바라봄으로써 토리 에이모스의 다채로운 음악성의 본질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