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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5 23:23
Orbital (오비탈)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4  


Orbital (오비탈)
 

 
국내에서도 테크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오비탈(orbital)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밴드다. Phil과 Paul Hartnoll 두 형제로 구성된 전형적인 테크노 듀오.


전자 음악에 대해 나이트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댄스곡이나 전자오락 속의 가벼운 사운드라는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그 생각을 바뀌게 되는 계기가 이 밴드부터가 아닐까 한다. 80년대 전자 음악이 번져갈 무렵 유러피언 댄스곡이 대중들에게는 무척이나 친숙했기 때문에 싸구려와 저속의 상징이 되었던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현재도 이런 클럽가를 중심으로 하는 사운드를 이어 받은 테크노와 대중들에게는 친숙하지는 않은 숨가쁘고 빠른 비트, 혹은 몸이 꽈배기가 돼버릴 정도로 지루한 감상용 전자 음악은 아트록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오비탈은 클럽 중심의 사운드를 보여주면서도 나름대로 전자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심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면에서 추천하고 싶은 밴드이다.


이들은 90년대 초기부터 몇 장의 싱글 앨범들을 발표하고 Moby, Aphex Twin과 함께 미주 지역 투어를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나갔다. 이후 점차 명성을 얻어가며 90년대 최고의 테크노 밴드로 군림하게 되었다.


오비탈 음악의 특징을 개인적으로 표현하자면 Trance 밴드들과는 달리 퇴폐성보다는 아주 건강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다. 강렬한 비트나 정신없이 빠른 곡들로 혼비하게 만들기보다는 천천히 흔들며 즐기기에 좋은 곡들이 많다.

추천 앨범은 [Orbital2]. 앨범 자켓이 짙은 황색으로 묘한 분위기를 내고 있고, 곡들도 90년대 초기 사운드의 전형을 들려준다. 그렇다고 유치하거나 한물간 효과음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멘트가 조금씩 반복되고 반복되던 멘트들이 슬슬 꼬여가면서 잔잔한 드럼 비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리듬들이 하나 둘씩 첨가되어 격렬하지 않은 사운드로 듣는 사람을 조금씩 흥분시키는, 이것이 오비탈적인 사운드의 매력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파티 하면 생각나는 지독한 술에서 벗어나 석수 한 병과 청량음료로 밤을 지새며 음악에 몰입하는 문화의 시작이 아닌가 한다. 퇴폐적이거나 질척한 사운드보다는 템포가 느리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노동과 소규모 활동을 하다가 87년 첫 데모 테입 'chime'을 제작하여 89년 싱글로 발매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렇듯 레이브 파티에 다니며 명성을 얻다가 91년 첫 앨범을 발매한다.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수의 앨범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듣기 좋아서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음악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